Column (hankyung.com)

(The original columns are written in Korean.)

차미영의 데이터로 본 세상

한국경제 오피니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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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December 30, 2020

10. 언택트 시대의 사랑풍속도

가끔 신문의 결혼 및 부고란을 읽곤 한다. 77억 인구 중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가족을 이뤄 함께 살아가다 삶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 경이롭게 느껴진다. 특히, 결혼 소식란에는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꽃피우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릴 적 헤어진 소꿉친구와 수십 년 뒤 만나 결혼한 부부의 사연, 여행지에서 배우자를 만나 타지에 정착한 사연 등 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얼마 전에는 하루에 두 번 결혼식을 올린 부부의 기사를 읽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와 버지니아주에 있는 양가 친척이 코로나 위험 속에 이동하지 않도록, 이 부부는 1700㎞ 떨어진 두 지역을 이동해 같은 날 결혼식을 또 올렸다. 하객은 가족 몇 명, 장소는 법원 건물 앞 계단이었다. 거품을 뺀 작은 결혼식을 오히려 개성으로 느끼는 부부도 많아졌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전 세계 결혼식 풍속도 바꿔놨다.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123029701)


November 11, 2020

9. 산업으로 떠오르는 ‘꿀잠’

낮보다 밤이 길어지는 추분(秋分)이 지났다. 길어진 밤과 수면시간은 별개의 문제인 듯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수면시간은 8시간이다. 권장 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선진국 시민의 3분의 2가 이 기준을 채우지 못한다는 통계가 약간의 위안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잠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면, 이 통계는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의 몸은 자는 동안 면역계를 복구하며, 수많은 병균 및 악성 종양과 싸운다. 또 인슐린과 당을 조절해 대사 상태를 원활하게 유지한다. 더 나아가 잠이 부족하면 신체적·정신적 질환이 발생한다는 문제도 있다. 많은 연구를 통해 수면 부족이 암, 알츠하이머, 당뇨, 우울증, 불안증, 신경쇠약 등의 발생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 밝혀졌다.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111197491)


September 23, 2020

8. 비대면 시대 몰입의 방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는 한 템포 느린 일상을 마주하게 됐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뜻밖의 장점도 가져다줬다. 평소엔 하기 어려웠던 일에 ‘몰입’할 시간을 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몰입이란 시간이 주어진다고 바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문득 궁금해졌다. 높은 창의성을 지닌 예술가와 발명가는 평소 어떻게 일을 할까? 이들의 업무 스타일이 비대면 일상을 효율적으로 보내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을까?

창의성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들의 인터뷰에서 몇 가지 전략을 찾아봤다. 먼저 ‘끝장을 보는 형태’가 있다. 발명가인 토머스 에디슨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미국 뉴저지주의 커다란 창고를 개조해 연구원들과 밤낮없이 발명에 몰두했다고 한다. 업무를 방해할 다른 요소를 최소화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이디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전략이다.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092332671)


August 12, 2020

7. 언택트 시대, 더 넓어진 소통 공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고 대학들이 원격 수업에 들어가면서, 크고 작은 연구실 회의는 물론 세미나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필자 역시 다양한 온라인 회의를 마주했다. 회의 중 강아지가 찾아와 안기는가 하면, 집 떠난 대학생 자녀가 돌아와 좋기도 또 싫기도 하다는 고백으로 시작하는 회의도 있었다. 집 크기가 작은 유럽의 경우에는 회의에 참여하는 연구자의 뒤편에서 요가 수련 삼매경에 빠진 배우자의 모습이 비치기도 했다. 집에서는 집중할 수 없다며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사무실에 혼자 출근했다는 미국의 연구자도 있었다. 침실에서, 주방에서, 멋진 벽난로를 뒤로하고 혹은 서 있거나 걸어 다니며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까지….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의 회의는 이처럼 다양한 삶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온라인 회의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집중이다. 만나서 대화할 때처럼 손짓과 표정을 파악하기가 어려울뿐더러 화면에 함께 열려 있는 이메일, 휴대폰, 전화 등에 순식간에 주의를 빼앗겨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회의 전 주위를 빼앗길 모든 것을 종료한 뒤에야 언어영역 듣기 시험을 치르듯 정신을 집중한다. 하지만 여전히 화면 속의 목소리에 하루 몇 시간씩 집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081216851)


July 01, 2020

6. 데이터, 축적과 활용 사이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로 비유된다. 지문이나 동공 주위의 홍채 등 신체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가 결합하면 교통카드 없이 지하철을 타고 별도의 결제수단 없이 쇼핑하는 놀라운 일이 가능해진다. 신체 데이터가 파악되면 연결된 금융계좌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과거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이미 현실이 됐다. 중국에서다.

하지만 이들 데이터에는 양면성이 있다. 시민의 삶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데이터가 개인의 이동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사회 신용 체계(social credit system)가 작동한다. 교통 법규를 어기거나 잠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등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경우 길거리 전광판에 얼굴과 이름이 알려져 공개 망신을 당하고, 세금 체납자는 항공기와 열차 탑승이 현장에서 거부된다고 한다.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070120991)


May 27, 2020

5. ‘코로나 경제’는 언제까지 갈까

미국과 브라질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독일 등 몇몇 나라의 확진자 증가율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먼저 들어선 것이다. 이들 국가의 경제 복구 정책과 움직임은 타국의 선례가 돼 78억 세계 인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필자가 속한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은 세관 데이터 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덕에 코로나19가 국가 간 무역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수출입 거래량은 대폭 감소했고, 거래 품목에도 변화가 생겼다. 세관 직원들이 바이러스 노출 위험으로 업무에 지장을 받은 틈을 타, 마스크 등 의료 물품에 넣어 다른 제품을 밀수하는 새로운 부정행위도 생겨났다.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052727821)


April 22, 2020

4. 보수와 진보는 ‘뼛속부터’ 다를까

지난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셧다운’ 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가운데 2912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한 전례 없는 선거였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미국 등 45개국이 선거를 전격 취소하거나 연기한 것과는 사뭇 달라 주목받았다.

선거를 앞두고는 많은 사회적 이슈가 정치 쟁점화된다. 보수와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각각 얼마나 다른 생각을 하는가? 2011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가나이 료타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진보와 보수는 뇌 특정 부위의 크기와 두께가 다르다고 한다. 보수와 진보는 ‘뼛속’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보수 성향 사람들은 편도체 오른쪽 부분이 두껍게 관찰되는데, 이 부위는 공포 자극과 생존을 위한 행동을 담당한다. 진보 성향 사람들은 전대상회 부분이 두껍고, 이는 새로운 자극, 위험의 감수, 외부 자극에 대한 학습을 담당한다.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042297641)


March 25, 2020

3. ‘인포데믹’의 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유행하자, 허위정보(가짜뉴스)까지 대유행하고 있다. 세계적 대유행(pandemic)과 함께 인포데믹(infodemic)까지 찾아온 것이다. ‘정보전염병’으로 번역되는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다. 잘못된 정보가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코로나19만큼이나 빠르게 전파되고 있으며, 동일한 내용이 ‘순회공연’을 하듯 언어를 바꿔가며 나라마다 재생산된다.

필자가 이끄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은 이화여대 간호대 연구진과 함께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분석했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에서 생산된 주요 가짜뉴스 200여 건을 수집하고, 이 가운데 한국과 미국에 공통적으로 확산한 정보가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가짜뉴스의 몇 가지 특징을 도출할 수 있었다(자세한 분석 내용은 IBS의 ‘코로나19 과학리포트’에 실려 있다).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032509531)


February 26, 2020

2. SNS 속 코로나…걱정→공포→혐오로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H1N1 신종인플루엔자, 2012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그리고 2019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하는 사태가 왕왕 벌어지고 있다. 항공과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촘촘히 연결된 편리한 사회는 전염력이 있는 질환도 빠르게 확산시킨다.

그간 우리는 일련의 전염병 사태를 경험하며 다양한 배움을 얻었다. 손 씻기와 기침 예절, 가짜 뉴스에 대한 경각심 그리고 바이러스성 질환과 관련된 의료 상식 등도 알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섯 번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그렇다면 국민 개개인은 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022675391)


January 29, 2020

1. 소셜미디어, 새해 다짐의 성공 열쇠

지난 7일. 세계의 이목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쏠렸다.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가 열렸기 때문이다. CES에선 가까운 시일에 실현 가능한 기술들이 소개된다. 로봇 바텐더, 하늘 길을 가는 에어 택시, 수중 드론 등 기술을 통해 참가자들은 손에 잡히는 미래 사회를 엿볼 수 있었다.

‘2020 CES’에서 관심을 유독 많이 받은 주제는 건강이었다.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해나갈지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가령, 프랑스의 위딩스는 부정맥과 수면 무호흡을 탐지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를 내놨고, 핀란드의 순토는 70개 신호를 수집하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 워치를 전시했다. (계속)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012947421)